“크론병 어릴 때 집중 치료해야 수술 안 해”

박효순 기자

삼성서울병원 최연호 교수

만성 염증성 장질환의 하나인 ‘크론병’ 환자가 국내에서 꾸준히 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를 보면 2014년 크론병 진료 환자는 1만7284명으로, 2009년에 비해 5년 만에 41.3% 증가했다. 크론병은 성장기인 소아청소년 환자 비중이 크다는 점에서 어린 시기에 보다 적극적인 치료 대책이 요구된다.

보건복지부는 만 0~18세의 크론병 환자에게 균형영양식 ‘엘리멘탈028엑스트라’(1~18세)와 아미노산 분유 ‘네오케이트’(0~1세) 등 특수영양식을 지원하고 있다. 특수영양식 신청은 매월 1~5일 지역 보건소에 지원신청서와 구비서류를 제출하면 된다.

소아 크론병 치료 권위자인 최연호 교수가 특수영양식·생물학적제제·면역억제제를 이용한 치료법과 질환 관리법을 설명하고 있다. 삼성서울병원 제공

소아 크론병 치료 권위자인 최연호 교수가 특수영양식·생물학적제제·면역억제제를 이용한 치료법과 질환 관리법을 설명하고 있다. 삼성서울병원 제공

삼성서울병원 소아청소년과 최연호 교수는 “소아 크론병은 조기에 집중적인 치료를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소아청소년 크론병 및 궤양성대장염 클리닉’을 운영하면서 치료의 적절성 연구와 치료 약물의 모니터링 등을 주도하고 있는 최 교수로부터 소아청소년기 크론병의 효과적인 치료와 관리에 대해 알아본다.

- 크론병이란 어떤 질병입니까.

“크론병은 식도, 위, 소장, 대장과 항문에 이르기까지 위장관 어느 곳에서라도 발병하는, 증상의 악화와 재발을 반복하는 원인불명의 만성 염증성 장질환입니다. 정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고 유전, 면역, 환경 요인 등 다양한 상호작용에 의해 발병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 크론병 증상은 무엇인가요.

“한두 달 이상의 만성설사와 복통 혹은 혈변, 체중감소, 항문병변(누공·치열·치질 등) 3가지가 있으면 크론병일 가능성이 매우 큽니다. 무엇보다 체중감소가 특징적입니다. 3~6개월에 5~10㎏이나 빠지는 환자들도 있습니다. 소아 환자들은 대개 영양부족 상태에서 병원에 옵니다. 늘 복통이나 설사에 시달리죠. 이런 아이들은 소아소화기 전문의가 있는 의료기관으로 빨리 가서 진료를 받아야 합니다.”

- 전문적인 집중 치료법은 뭔가요.

“우선 적절한 영양공급이 시급한데, 소화를 못 시키기 때문에 특수한 영양식(분유나 특수조제식)이 필요합니다. 이것은 지자체별로 지원을 해줍니다. 이와 더불어 약물치료를 동시에 하는데, 생물학적제제가 효과가 있습니다. 보험 적용이 가능하죠. 처음 2개월 정도는 특수영양식만을 먹고 이후는 특수식과 일반식을 병행하면서 주치의와 더불어 병원 영양지원팀의 도움을 받습니다.”최 교수팀은 8주간 치료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우선 특수영양식만 공급하고, 다른 음식을 금지한다. 약물치료는 조기에 생물학적제제와 면역억제제를 동시에 투여한다. 이러한 약물 동시 투여는 면역억제제와 생물학적제제의 부작용이 만만치 않아 함부로 해서는 안된다. 적정 약물의 농도를 모니터링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어야 안전하고 안정적인 치료가 가능하다.

- 8주간 치료 프로그램의 성적은.

“85~90%는 내시경과 혈액검사, 대변검사 등 여러 검사에서 호전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1년 후 평가를 했을 때 대부분에서 잘 유지가 됩니다. 그러나 최대한의 적극적 치료를 해도 치료가 잘 안되는 나머지 ‘치료 불응성’ 환자들은 결국 수술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 소아 크론병의 초기 집중 치료가 중요하다는 논문을 쓰셨는데요.

“크론병을 제대로 치료하지 않고 어른으로 넘어가면 50% 이상이 수술을 합니다. 장이 딱딱하고 협착이 생기기 때문이죠. 스테로이드나 염증치료제에 의존하다 결국 수술을 하면 보험재정에도 악영향을 미칩니다. 어릴 때 제대로 치료하면 수술을 안 해도 된다는 얘깁니다.”

- 일상생활에서 실천사항은 뭔가요.

“정상적으로 생활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운동은 매우 중요합니다. 짜고 달고 기름진 패스트푸드는 절대 금지하고 오염 우려가 있는 길거리 음식, 자극성이 심한 음식도 피해야 합니다. 스트레스와 피로를 유발하는 밤샘 게임 같은 것은 특히 금물입니다.” 최 교수는 “크론병은 평생 관리가 필요한 질환인 만큼 국가나 지자체, 보건당국의 지속적인 지원이 확대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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