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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과학

"가족력 있으면 유전자 검사 꼭 받아보세요"

입력 : 
2014-06-09 15: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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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철 CHA 의과대학교 차움 안티에이징 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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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상이 없는 '잠재적 환자'거나 아주 초기 질환을 가진 환자에게 질병 예방을 위한 조언을 하고 설득하기는 쉽지 않아요. 하지만 '당신에게 고지혈증 유전자가 있으니 관리를 하는 게 좋아요'라고 말하면 이들은 진지해집니다. 동기 부여가 생기는 것이지요." 김경철 차움 안티에이징 센터장은 "미래 의료는 유전자 분석ㆍ예측 의학을 통해 질병 발생 확률을 미리 예측하고 이를 꾸준히 관리하는 방향으로 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 센터장은 유전자 분석 비용이 과거에 비해 낮아지고 일반인의 접근성이 높아진 데 대해서는 환영한다는 뜻을 보였다. 그는 "유전자 분석 검사는 일반적으로는 일생에 한 번 검사를 하고 이후에는 특정 질환에 대한 검사와 관리를 하며 예방을 하면 되기 때문에 어떤 의미에서는 경제적이기도 하다"며 "치매나 특정 대장암 등 가족력이 있는 사람에게는 이 검사를 추천한다"고 조언했다.

김 센터장은 유전자 검사의 중요성이 질병 예측을 넘어 '라이프스타일 관리'로 이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내가 커피를 마시면 잠을 잘 못 자는 사람인지, 어떤 음식에 잘 반응하며 어떤 식탐 유전자를 가지고 있는지 등에 대해 알면 비만 관리에 대한 접근을 달리할 수 있습니다. 질병 관리 차원을 넘어 건강 증진에 기여하는 방향으로 갈 수 있다는 것이지요."

하지만 김 센터장은 의사 등 전문가를 거치지 않고 단순히 유전자 검사 데이터만 환자들에게 직접적으로 제공하는 서비스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한다. 구글에서 투자한 유전자 분석 서비스업체인 '23andME'는 저렴한 비용으로 개인 유전체 분석 서비스를 제공하지만 부정확한 유전정보 제공을 통해 공중보건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이유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최근 제제를 받았다.

"리포트에는 질병 발생 확률 등 단순한 정보만 나열되어 있어요. 환자들은 활자화된 정보만 주면 그대로 믿을 수밖에 없습니다. 질병 확률이 높다면 오히려 불안을 조장할 수 있다는 소리예요. 의사 등 전문가를 통해야 이 정보가 갖는 한계, 차후 관리 방안, 추가 검진 여부 등을 파악할 수 있습니다. 이런 분석 없이 정보를 보고 '운명'으로 받아들인다면 그만큼 위험성이 클 수 있다는 거죠. 그래서 FDA도 23andME에 제제를 가한 것입니다."

[이새봄 기자 / 사진 = 이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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