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는 건 없어도'....희소난치병 환우에 도움의 손길

'남는 건 없어도'....희소난치병 환우에 도움의 손길

2017.08.07. 오전 0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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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근 협력업체나 가맹점 등을 상대로 '갑의 횡포'를 부리는 기업들이 물의를 일으키고 있는데요.

반면, 적정 이윤을 포기하고 희소난치병 환자들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밀고 있는 기업들도 있습니다.

이하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올해 대학 기악과에 입학한 엄지연 양.

여느 대학생과 다를 것 없어 보이는 예쁜 새내기지만, 치킨과 피자처럼 흔한 음식을 먹지 못합니다.

단백질을 보통 사람만큼 섭취하면 뇌에 손상이 가서 정신지체나 성장장애를 일으키는 PKU, '페닐케톤뇨증' 때문입니다.

[엄지연 / PKU 질환자 : MT나 OT 가서 먹을 게 하나도 없는데 도시락을 싸갈 수도 없고, 애들끼리 술 마시는데 저는 술도 마시면 안 되니까…단체 생활이 불편했어요.]

이와 비슷한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는 국내에만 400여 명.

모유조차 먹지 못하는 아이들을 위해 한 우유 업체는 18년째 특수 분유를 생산하고, 해마다 저단백 요리법 등을 알려주는 캠프도 열고 있습니다.

[정지아 / 매일 아시아 연구소장 : 소수이다 보니 관심이 부족해요. 사회적 관심이 더 컸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국내 50명가량이 앓고 있는 또 다른 희소난치병, 부신백질이영양증.

긴사슬지방산이 분해되지 못하고 쌓이는 병으로 온몸이 서서히 마비되며 시력과 청력을 잃습니다.

이 병의 진행을 더디게 한다고 알려진 유일한 식품은 '로렌조 오일'.

우리나라에서는 몇 년 전까지 구하기조차 힘들었는데, 한 제약회사가 수입의 물꼬를 터 안정적인 공급망을 확보하고 수시로 기부도 하고 있습니다.

[배순태 / 부신백질이영양증 환우회장 : 의사들이 로렌조오일을 인정하지 않는다고 지원을 못해 준다고 했어요. 정부가 아무 대책도 없이 도와주지 않는 상황에서 기업이 수입을 해서 공급을 해주시니까….]

수요가 워낙 적어 남는 건 없지만 가족들의 어려움을 생각하면 공급을 중단할 수가 없다고 말하는 착한 기업들, 도움의 손길이 간절한 환자와 그 가족들에게 큰 힘이 되고 있습니다.

YTN 이하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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